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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내 방이 어디 있느냐' ... 마가 14,12-16.2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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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무교절 첫날 곧 파스카 양을 잡는 날에 제자들이 예수님께, “스승님께서 잡수실 파스카 음식을 어디에 가서 차리면 좋겠습니까?” 하고 물었다. 13그러자 예수님께서 제자 두 사람을 보내며 이르셨다. “도성 안으로 가거라. 그러면 물동이를 메고 가는 남자를 만날 터이니 그를 따라가거라. 14그리고 그가 들어가는 집의 주인에게, ‘스승님께서 ′내가 제자들과 함께 파스카 음식을 먹을 내 방이 어디 있느냐?′ 하고 물으십니다.’ 하여라. 15그러면 그 사람이 이미 자리를 깔아 준비된 큰 이층 방을 보여 줄 것이다. 거기에다 차려라.” 16제자들이 떠나 도성 안으로 가서 보니, 예수님께서 일러 주신 그대로였다. 그리하여 그들은 파스카 음식을 차렸다. 22그들이 음식을 먹고 있을 때에 예수님께서 빵을 들고 찬미를 드리신 다음, 그것을 떼어 제자들에게 주시며 말씀하셨다. “받아라. 이는 내 몸이다.” 23또 잔을 들어 감사를 드리신 다음 제자들에게 주시니 모두 그것을 마셨다. 24그때에 예수님께서 그들에게 이르셨다. “이는 많은 사람을 위하여 흘리는 내 계약의 피다. 25내가 진실로 너희에게 말한다. 내가 하느님 나라에서 새 포도주를 마실 그날까지, 포도나무 열매로 빚은 것을 결코 다시는 마시지 않겠다.” 26그들은 찬미가를 부르고 나서 올리브 산으로 갔다. - 마가 14,12-16.22-26

 

지난 주에 질문 세 가지 드리고 설교를 마쳤습니다.

 

“내 것은 진짜 내 것인가?”

“내 것이 아니라면 누구의 것인가?”

“왜 예수님은 내 방이 어디 있냐고 물으셨는가?”

 

답을 찾으셨는지요?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자기의 답을 찾는 일입니다. 오늘 저는 제가 찾은 답을 같이 나누려고 합니다.

 

참 희한한 일입니다.

 

내 꺼, 내 꺼 고집하고 사는데 정작 나는 쪼그라들기만 합니다. 가진 것은 많아지는데, 왜 그렇게 많이 가지고 사는 사람들은 더 불행해지는 걸까요.

 

내 가방, 내 신발, 내 아이, 내 남편... 그렇게 생각하며 사는데.

내 화, 내 기쁨, 내 슬픔, 내 생각....

이렇게 무수한 내 것들 속에서 살아가는데, 이상하게 나는 점점 더 불행해집니다. 내가 가진 것은 점점 더 늘어나는데, 나는 점점 더 힘들어집니다. 왜 그럴까요?

 

"나는 가난한 탁발승(托鉢僧)이오. 내가 가진 거라고는 물레와 교도소에서 쓰던 밥그릇과 염소젖 한 깡통, 허름한 요포(腰布) 여섯 장, 수건, 그리고 대단치도 않은 평판(評判) 이것뿐이오." - 간디

 

여기 있는 우리들 모두 간디보다는 가진 것이 많지요. 그런데 간디보다 행복하고 간디보다 자유롭지가 않습니다. 참 이상한 일이지요. 필요해서 원했고 원한 것을 가졌는데 행복하지가 않습니다. 자유롭지가 않습니다.

 

법정스님이 ‘무소유’라는 글에서 소개한 일화를 기억하고 계신가요? 스님이 지인으로부터 받은 난초 두 분을 정성들여 가꾸다가, 어느 날 길을 나섰다가 뜰에 두고 온 그 난초들로 인해 가던 길을 돌아오면서 깨닫습니다. 집착이 괴로움이라는 것을. 가졌다는 것이 괴로움이라는 것을.

 

가진 것이 많아질수록 얽매임이 많아집니다. 내 것이라고 말을 하지만, 사실은 그것이 내 것이 아니라 내가 그것의 소유가 되어버리는 경우가 얼마나 많은지 모릅니다. 내가 가진 것이 아니라 사실은 그것이 나를 가졌습니다. 얼마나 씁쓸하고 마음 아픈 현실입니까?

 

앤소니 드 멜로 신부님의 책, <행복하기란 얼마나 쉬운가>에 보면 이런 우화가 소개되어 있습니다. 어떤 사람이 강도를 만나요. “돈이냐? 목숨이냐?” 물었더니 “이 돈은 노후자금으로 필요하니 차라리 목숨을 가져가라.” 그가 대답합니다. 신부님이 덧붙입니다. 차라리 우스개 소리였으면 좋겠다고. 이 우스운 이야기가 우리가 살아가는 현실이라는 말입니다.

 

주객이 전도된 우스운 세상을 살아가고 있습니다. 우리들 모두. 이러라고 우릴 부르시지는 않았을텐데 말입니다. 우리는 내 것이라고 부르는 것들에 온통 얽매여서, 돈에 매이고, 성적에 매이고, 얼굴에, 몸매에 매이고, 평판에 매여서 그런 것들 때문에 삶을 버리고 목숨을 내놓고 있습니다.

 

내 방이 어디 있느냐?

 

아무 것도 자기 것으로 갖지 않았던, 그래서 온 세상의 주인으로 살아가셨던 그분이 우리에게 묻습니다. 그분은 어디에도 자기 방이 없었지만 그래서 모든 곳이 자기 방이 되었습니다.

 

이쯤에서 법정스님의 글 좀 볼까요?

크게 버리는 사람만이 크게 얻을 수 있다는 말이 있다. 물건으로 인해 마음을 상하고 있는 사람들에게는 한 번쯤 생각해 볼 교훈이다. 아무것도 갖지 않을 때 비로소 온 세상을 차지하게 된다는 것은 무소유의 역리(逆理)이니까. -법정

 

내 방이 어디 있느냐?

 

주인으로 살아가는 그분이 온갖 세상 것에 얽매여서 종노릇하며 살아가는 나에게 묻습니다. 가는 곳마다 내 방으로, 주인으로 사셨던 그분이, 내 집에, 내 방에 앉아서도 불안으로 헉헉거리며 전전긍긍하는 내게 묻습니다.

 

다 함께 그 자리에서 일어나겠습니다.

둥글게 서서 한번 걸어보겠습니다.

 

지구가 둥글쟎아요.

그 둥근 지구의 표면을 걷는다고 상상하시면서 걸어보세요.

그렇게 상상해보면 알게 됩니다.

내가 걸으면서 아무리 자리를 바꿔도, 어떤 자리에서든지

서 있는 나를 쭈욱 선으로 이으면 지구의 중심과 닿습니다.

 

어디를 가든지 우주의 중심.

 

지구 위를 걸어가는 나는

어디를 가든지 우주의 중심.

어디를 가든지 내 방.

 

지금 내가 움직이는 발길을 받쳐주기 위해 지구가 도는 사랑을 느끼십니까?

내 발길 움직임에 따라 함께 움직이시는 하나님도 느껴지십니까?

 

그 자리에 앉겠습니다.

 

어디를 가든지 내 방.

무엇을 먹든지 내 몸.

무엇을 마시든지 내 피.

 

아, 그분이 우리에게 전하려던 놀라운 세계입니다.

 

내 꺼 아무 것도 없이 살았는데 모든 것의 주인으로 살았던 당신이,

나에게로 깊이 연결되어 모든 것에 연결되신 당신이,

내 꺼, 내꺼 고집하면서 정작 나를 잃고, 당신을 잃고 헤매는 우리에게

목숨 바쳐 전해주고 싶으셨던 놀라운 세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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